사랑은 조용히 오는 것

외로운 여름과
거짓 꽃이 시들고도
기나긴 세월이 흐를 때,
사랑은 천천히 오는 것
얼어붙은 물 속으로 파고드는
밤하늘의 총총한 별처럼
지그시 송이송이
내려앉는 눈과도 같이.
조용히 천천히
땅 속에 뿌리박은 밀,
사랑의
열(熱)은
더디고 조용한 것
내려왔다가 치솟는
눈처럼
사랑은 살며시 뿌리로 스며드는 것.
조용히 씨앗은
싹을 틔운
달이 커지듯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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