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런두런..

[스크랩] 결혼 결정은 천천히... 재혼을 생각하고 계신분 꼭 읽어보세요.

마리나1004 2005. 10. 21. 00:08
내가 결혼정보회사를 시작하여 맺어드린 인연을 따져보니, 1천3백분 가량된다.
물론 그분들이 사람을 만나서 사귀다가 가정을 꾸미는 데까지, 전 과정에 걸쳐 내가 속속들이 관여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옆에서 지켜보면서, 귀중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처음 결혼보다 두번째나 세번째 결혼이 더 쉽게 깨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그것은 결혼을 너무나 서두른다는 점이다. 물론, 결혼의 전 과정을 서두르는 것은 아니다.
한번 만나기는 너무나 어려운데, 그 다음 진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너무나 망설이다 어렵게 만나고, 다시 생각하는 과정을 거쳐서일까??

정작 사람만 만나면 그 다음이 그렇게 쉽고 빠르게 진행될 수가 없다.
만나게 하는 순간, 나는 두 분의 교제와 사랑과 결혼은 이제 첫 발을 내딛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는 그 순간에 모든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절절하게 상대에 대해서 빠져들 수 있는 열정이 있었으면서
어떻게 그동안 그 외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는가 이해되기 어려울 정도이다.
외로웠기 때문에 그럴거라고 이해는 해본다.
’실패할까 두렵다’, ’나쁜 사람을 만날까 두렵다’하면서 외로움
을 꼭꼭 눌러 왔을 뿐, 외롭지 않거나 사랑을 원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리라.

이유는 또 있다. 결혼…….
한번 해봤기 때문에 비록 실패는 했지만 다 아는 것처럼 만만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이해는 당신의 불행을 조장할 뿐이다.
결혼이란 그렇게 성급하게 결정해서는 안될 문제이다.
그리고 그런 성급함은 필연적으로 불행한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

대체 왜 그렇게 서두른단 말인가.
사람을 한번 만나보는 일도 그렇게 망설이고 조심스러워하던 당신이 아닌가.
그렇다면 결혼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지 않은가.
몇십 배 더 많이 생각하고,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말이다.

이제부터 당신은 좀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
물론, 그를 만나기 전에는 만남의 기회를 가지기 위해서 서두르라고 했다.
외로움의 시간이 길면 사람을 만날 때 실수하기 쉽고, 또 혼자 지내는 것은 정신건강에 결코 좋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를 만난 지금, 당신은 서둘러야 할 이유가 없다.
이제는 시간을 가지고 상대와 당신, 그리고 두 사람이 이루어낼 조화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 그가 당신의 결혼 상대가 아니라는 판단이 나와도 실망할 필요가 전혀 없다.

또 한 번의 실패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고, 혼자 있지 않았으니 그 시간이 그리 의미 없는 시간이라 할 이유도 없다.
어쩌면 사람끼리의 만남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결혼이라는 결과, 그것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만나서 서로를 알고, 그 관계 속에서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는 과정..
그것만으로도 이성과의 만남은 의미가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꼭 결혼에 이르게 되어야 성공이고, 그렇지 않으면 시간만 버렸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한다.
오히려 낭비한 시간은 당신이 마음의 문을 꼭 걸어 잠그고 외롭게 지냈던 지난 날들이다.
사람 사이에서 보낸 시간은 그 자체를 즐거운 소비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그토록 중요하게 여기는 결과, 결혼이라는 답은 그렇게 불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미 앞에서도 강조한 바 있지만, 순서가 있고 과정이 필요하다.
만남에서 교제로, 교제에서 사랑으로, 사랑에서 현실적인 문제들의 조율 그리고 그 조율 다음에야 비로소 결혼이다.

아, 그 결혼에는 이런 수식어가 붙어야 할 것 같다.
’행복한 결혼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이라는…….
마음 같아서야 100% 보장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람의 일을 어떻게 그리 쉽게 장담하며 예견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 그 과정 가운데 어느 한 과정이라도 가볍게 취급되거나 더 나아가서 건너뛰게 된다면,
당신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기 어려워진다.

부디 서두르지 말라.
행복한 결혼생활은 어쩌면 그 과정의 진지함과 신중함에 비례되어 보장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특히 만남에서 교제를 거쳐 사랑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는 당신. 그 과정이 특히 위험하다.
상대에게서 사랑을 느끼는 순간, 당신은 이미 결혼 쪽으로 거의 마음이 기울어 있다.
하지만 당신은 속도 조절을 하며 만남과 교제의 과정을 거쳤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랑을 느끼는 순간 ,당신의 호흡이 걷잡을 수 없이 빨라졌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말라.
더 진도가 나가기 전에 지금이라도 속도를 늦추고, 호흡을 가다듬어라.

’세상에 사랑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
당신은 그런 말을 떠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눈을 낮추고, 조건에 연연해하지 말라’,
’사람 자체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이미 앞에서 한 다음이라,
사랑에 빠진 당신에게 ’속도를 늦춰라’고 말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워진다.

그 말은 사람을 만날 기회를 늘리라는 말이지, 결코 적지 않은 나이에
사랑에 눈멀어 새로운 비극의 소지를 만들라는 뜻이 아님을 분명히 알고 넘어가야 한다.
게다가 만남과 사랑, 결혼은 분명 다르지 않은가.
만남은 누구하고나 이루어질 수 있지만, 사랑이야 어디 그런가.
소위 말하는 ’필’이 꽂히는 상대라야 한다.
적어도 그 ’필’이라는 것이 통하기는 해야 한다.

결혼은 또 그 다음 단계의 문제이다.
그러나 이미 해봐서 알겠지만, 사랑만으로 결혼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발상인가.
사랑이 대단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여전히 사람 사는 곳에서는 사랑만큼 소중한 것이 없다.
결혼의 가장 중요한 조건도 사랑이어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사랑만’으로 만능이라는 생각은 참으로 위험하다.
우리, 처음 결혼할 때 사랑 없이 했던가. 아니었다.
오직 사랑만이 소중했다. 사랑이라면 목숨도 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하루를 살아도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싶어했던 결혼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해봤으니 알겠지만, 결혼은 현실이다. 사랑만 가지고 살아지던가??.
절대 아니었다.

더구나 황금의 꽃처럼 변하지 않고, 강철의 무지개처럼 강할 것 같았던 그 사랑이 현실적인 어려움과
거기에 따르는 감정의 엇갈림 앞에서 너무나 쉽게 무너지는 것을 체험한 당신이 아닌가.
그런데도 ’사랑만’을 믿고 다시 결혼할 수 있는가.
우리, 같은 실수를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

사랑하게 되었을 때, 우리는 초혼과는 다른 한 가지 단계를 더 거친 다음에 결혼을 결정해야 한다.
’현실적인 조율의 과정’이 바로 그것이다. 이 과정 없이는 절대 결혼에 골인해서는 안 된다.
또한 사랑에 빠지게 되면 ’현실적 조율의 과정’이 전혀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그야말로 ’필’이 통한다고 생각하는 그 순간에 정신을 반짝 차려야 한다.

이미 말했듯이 결혼이면 그냥 ’결혼’이지 ’초혼이다, 재혼이다’를 나누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결혼의 근본은 사랑이고, 사랑이란 것이 회수에 따라 본질이 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결혼과 두번째 결혼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은 조율해야 할 조건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랑에서 결혼에 이르는 과정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물론, 처음 결혼에도 현실적인 조율의 기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두번째 결혼에서는 그 필요성이 더해지다 못해 절실하다.
그러므로 결혼 전에 절대 빠뜨리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과정이 바로 이 과정이다.
’쉽게 만나서 어렵게 결정하라’는 주의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어렵게 만나서 쉽게 결정하려’ 한다.

그리고는 내가 이 점을 다시 강조하면, 당신은 이렇게 말할지 모른다.

’나는 안 그래요. 그러니까 이제 그 이야기는 다시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요.’
나도 그러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간접경험을 통해서 너무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또 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초혼의 교제기간보다 재혼의 교제기간이 훨씬 짧으니 말이다.

내가 이 책에서 하는 수많은 말들을 당신은 책을 덮으면서 거의 잊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른 것은 다 잊더라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이 점이다.
’쉽게 교제하고, 결혼 결정은 어렵게 할 것.’
이 한 마디만 명심해도, 당신이 혹시 맞닥뜨리게 될지도 모를 비극의 상당 부분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 책을 쓰게 된 보람을 느낀다.

또 한번 강조하고 싶지만, 다음으로 넘어가겠다.
’현실적 조율의 과정’ 기간에 할 일은, 가능하면 상대와 함께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솔직하게 자기를 내보이고, 또 상대에게도 그런 태도를 요구하라.
그리하여 함께 울고 웃고, 싸우고 헤어지고, 화해하고 다시 만나 보라.

이러한 일을 둘만이 할 것이 아니라, 둘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도 함께 해봐야 한다.
당신이 순대국을 좋아하면 그이(또는 그녀)와 함께 맛있게 잘하는 순대국집에 가보라.
데이트라고 해서 스카이 라운지에서 고상 떨며 칼질만 할 일이 아니다.
또 그가 원한다면, 내 취향이 비록 트로트일지라도 시립교향악단이나 국립 발레단의 공연에도 함께 동행해 보라.

그의 고상한 취미를 내가 맞출 수 있는지를 함께 경험해 보라는 것 이다.
바다를 좋아하면 함께 여행을 가자고 해봐라.
그가 산을 좋아하면서도 당신을 따라 바다에 갈 수 있는지, 한번 해보는 거다.
춤추는 것이 취미라면 카바레도 같이 가보고, 두 집 가족이 모여서 밥을 해먹을 기회가 있으면
그것도 당연히 해봐야 될 일이다.
등산? 낚시? 뭐든지 OK!

다양한 체험을 함께 나누는 동안 상대와 정말 함께 살 수 있을지, 어느
정도 일정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을지를 당신 스스로가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아니면 그런 줄 몰랐는데, 하룻밤 같이 자보니 영 맞지 않는 사람이라면서 돌아설 수도 있고 말이다.

무엇이 두려운가.

당신이나 그 사람, 둘 다 배우자 있는 ’매인 몸’이 아니지 않은가.
더구나 이제 알 것 다 아는 성인들이 아닌가.
당신과 상대. 그리고 두 사람을 둘러싼 사람들과의 부딪힘을 통해
살만하다는 결론이 나오면, 결혼은 그때부터 ’생각해 보라’.
그 때 결정하라는 것이 아니다.

’결혼할 만하다’고 생각하면, 그때부터 결혼에 대해서 구체적인 꿈을 가져도 좋다는 말이다.
’같이 잤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헤어지느냐’, ’양가 가족들이 얼굴까지 익혔는데 차마 깰 수가 없다’,
’들인 공이 아까워서 차마헤어지기 어렵다’ 등등……. 그런 말로 머뭇거린다면 당신은 정말 바보다.
그런 이야기는 멋모르는 나이에 처음 결혼하면서 해도 욕 얻어먹는다.
그리고 ’같이 잤으니까, 아이가 생겼으니까, 처음으로 만나 사랑을
느낀 상대니까, 혹은 처음으로 청혼한 사람이니까……’

이런 이유로 결혼한 사람들의 결과가 어떠하며, 그런 식으로 결혼 결정
한 것을 얼마나 후회하는지 누누이 보아왔을 텐데 아직도 그런 말을 하는가.

어쩌면 바로 당신이 그런 이유로 결혼했다가 패배의 쓴잔을 마신 당사자 인지도…….
부디 비본질적인 문제로 본질적인 사항을 결정하려 들지 말라.
앞에 거론한 경우들이 그리 좋은 모양새가 아닌 것은 나도 안다.
하지만 그건 큰 일이 아니다.
그런 사소한 이유들 때문에 정말 큰 비극을 불러일으키려는가.
사귀다가 아니라는 판단이 들어서 헤어질 때는 늘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라.
’결혼까지 가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일을 거기까지 진행시키지 않은 ’내’가 현명하다’고 말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이제 똑같은 실수를 다시 해서는 안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출처 : 결혼 결정은 천천히... 재혼을 생각하고 계신분 꼭 읽어보세요.
글쓴이 : null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