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취향^^

다시보는 조관우

마리나1004 2005. 10. 17. 12:02


23살의 나이에 '늪'이라는 노래로 우아하게 스타덤에 오른 조관우(본명 : 조광호, 1965년)는 우리 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이한 창법의 소유자다. 하지만 그 비밀은 그의 생애를 훑어 올라가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그는 2대째 소리꾼인 아버지 조통달(1대는 할머니 박초월이며 그의 아버지는 현재 신동 유태평양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의 기질을 물려받으며 서울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그는 부모님의 이혼. 그리고 해외공연이 잦은 아버지의 출장 등으로 음울한 유년기를 보냈으며 떠돌이처럼 할머니와 고모 집을 전전했다. 이런 생활 환경 탓이었는지, 쉽게 또래 아이들과 친해지지 못했고 항상 벙어리처럼 말없는 아이로 지내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환경은 음악으로 가는 길을 열어 주었다. 당시 음악을 끼고 살았던 그는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흑인 음악을 들으며 이미 7살 때 가락이 가지는 음의 떨림을 선천적인 감각으로 체화시키는 천재성을 발휘했다. 그런 아들이 싫고 판.검사가 되길 바랬던 아버지는 기타와 드럼 세트를 비롯한 모든 악기를 여러 차례 부수며 “1만 명이 도전해서 단 한 명도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 소리”라며 그의 고난을 대물림하는데 완강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중 3때 연극반 이였던 조관우는 주연으로 대한민국청소년 연극제에 <승무(僧舞)>라는 작품으로 참가 우수 연기상을 수상하며 여러 고교의 특채입학을 제의 받는다. 그러나 피를 속일 수 없었던 끼는 국악예고로 인도했고 가야금을 전공했던 그는 장인으로 우뚝 설 날을 고대하며 악기를 부여잡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호텔과 클럽 등의 밤업소를 떠돌며 독특한 자신의 음악을 선보였지만 당시 그런 풍의 음악을 수용할 층은 형성되지 않았고 그 곳에서 그는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집에 틀어박혀 댄스에 그루브함을 더한 비지스(BeeGees)나 어스윈드앤파이어(Earth, Wind & Fire)의 음악을 하루 종일 들으며 독자적인 창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3년간 배리 깁(Barry Gibb)의 발라드와 같이 하늘하늘 끊어질 듯 이어지는 팔세토를 연구하며 시간을 보낸 그는 21살 때 문선대원으로 활동하며 군 시절을 보냈다. 이후 그는 강력한 댄스 음악이 휘몰아치는 밤무대를 잠시 거쳐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작곡가 하광훈을 만나게 된다.

1994년, 이미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어버린 여자를 첫눈에 보고 사랑해버린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늪'을 필두로 4곡의 히트곡이 터진 데뷔 앨범은 여러 가지로 그를 주목하게 했다. 국악을 했다는 것과 가성으로 다져진 목소리, 그리고 방송 출연을 하지 않고도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것 등이다. 이어 2곡의 신곡을 제외한 김추자의 '님은 먼 곳에'와 '꽃밭에서' 등을 리메이크로 채운 2집은 1집의 기세를 능가하며 확실한 밀리언셀러주자로 그를 인식시킨다.

그러나 그는 당시 제작자와의 불리한 계약으로 인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지 못했으며 이러한 이유로 하광훈을 비롯한 당시의 회사와 결별을 하게 된다. 1996년 발표해 '영원'이 히트한, 록의 색채가 있는 3집 <Story About>은 그에게 약간의 보상을 해 주며 한국영상음악협회 골든디스크 부문 본상과 KMTV 가요대전 인기가수상을 안겨주었지만 1, 2집에 비해 반향은 적은 편이었다. 이 앨범을 뒤로하고 R&B에 자신의 트로트적 음색을 더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4집 <Waiting>은 미국에서 활동중인 작곡가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이 앨범 발표 후 몇 달 안돼 그는 매니저와의 일방적인 계약파기로 인한 손해 배상 청구소송을 당하며 아파트를 비롯한 인세 등을 가압류 당한다. 잇달아 그는 혼인을 빙자한 간음혐의로 피소되었다. 이 사건은 무혐의로 처리되었지만 그를 오랜 칩거 생활로 이끈다. 그리고 이러한 아픔을 딛고 2년만에 발표한 5집 <실락원>은 타이틀곡 '실락원'이 SBS로부터 “가사가 염세적이고 자살을 미화한다”는 이유로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는가 하면 동성애를 소재로 한 'Angel Eyes'의 뮤직비디오는 종합유선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역시 방송불가 처분을 받아 여러 송사로 좋지 않은 이미지와 더불어 판매고에 악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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