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소훈남이 직찍을 보고 므흣한 썩소를 날렸다(완전 소중한 훈훈한 남자가 자기가 찍은 사진을 보고 흐뭇한 썩은 미소(피식 웃음)를 지었다), 지름신에 푹 빠져 있는 된장녀를 바라보니 캐안습이다(인터넷 쇼핑에 중독된 명품만 쫓는 여자를 보니 가여워서 아주 많이(캐) 눈물이 난다(안구에 습기차다), 무플방지위원회(게시판에 올린 글에 재미있거나 흥미가 있어서 댓글을 꼭 달도록 할 수 있는 게시글 작성자), 불펌금지(작성된 게시자료를 허락이나 댓글 남김없이 다른 게시판에 옮기거나 다운 받는 것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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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 신라시대 말인지, 고려시대 말인지...... 나도 한때는 N세대 중의 한사람이며 항상 젊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고 방심(?) 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인가 인터넷 서핑을 하다 보면 “내가 소속된 집단이 어디인가” 하는 자문이 드는 생소한 글을 많이 접하게 된다.
어느 블로거(블로그 운영자)는 자신의 블로그(Blog, 관심사에 따라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는 일종의 개인 웹사이트)에 이러한 신세대의 새로운 국어 파괴현상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첫째, 자판 편의성, 신속함이 생명인 인터넷 채팅에서 주구장창 긴 어휘를 사용하다가는 채팅창에서 강퇴(운영자에게 강제로 퇴장당함)를 당하므로 신속하게 자신의 생각을 나열함이 필요하다. 둘째, 성적인 의미를 지닌 단어나 비속어의 경우 글자나 형태를 바꾸면 시각적 거부감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셋째, 사회의 전문화 추세 영향, 즉 사이버공간에서의 의사소통 공간이 확대되면서 이 같은 언어를 쓰는 기회나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국어는 끊임없이 변해왔다. [예) 침채(沈菜) -> 딤채 -> 짐채 -> 김채 -> 김치] 추측컨대 그 변화는 그 시대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하고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며, 언어의 사회적 순화기능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10대가 주류를 이루는 인터넷 토론문화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다소 왜곡되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냉무(제목만 있고 내용물이 없음), 당빠(당연하다), 얼짱(미남,미녀) 등 본연의 단어 뜻과는 거리가 먼, 단순축약이나 발음간소 등 일종의 언어파괴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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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언어의 과격한 변형 분위기는 재미를 추구하는 10대들의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 사회의 고정관념, 획일화된 교육 분위기, 예전과는 다른 방과 후 생활 등에 지쳐버린 10대들이 익명의 행동이 가능한 인터넷 게임, 채팅 등의 문화에 쉽게 빠져들어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고 욕구를 분출하며 억눌린 감정을 표출하는 행동을 취하게 되었을 수도 있다. 그 행동 중 하나로서 기존의 언어체계에 반기를 든 것이 인터넷 언어인 것이다.
이러한 세태를 반영한 대표적인 예가 ‘즐’과 'OTL' 이다. 인터넷게임을 하거나 채팅을 하는 도중 상대방이 마음에 안 들어서 나가버리거나 또는 상대방에게 남은 게임 즐겁게 하라는 말의 ‘즐’. 대형 포탈에서는 이러한 단어를 이용하여 ‘KIN'(즐이라는 단어를 옆으로 쓴 모양) 이라는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심한 좌절감을 느낄 때도 'OTL' 이라는 단어로 자신의 심정을 표현한다(두 손을 바닥에 대고 무릎 꿇고 있는 모양).
이러한 단어들은 청소년의 생각에서 나온 신선한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여러 가지 복잡한 심정이나 상태를 한 단어로 표현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대단한 언어감각이 아니고서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어의 쓰임을 설령 40~50대가 이해하고 있다고 해도 10대가 이러한 말을 어른에게 하게 되면 무례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 수 있다. 이러한 인터넷 언어는 10대들을 중심으로 친구들 사이에서만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인터넷 신조어는 단순히 인터넷상에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일상생활에서도 자연스레 사용되고 있다. 아울러 휴대폰 문자메시지의 사용으로 그 사용빈도가 가히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이러한 언어 사용은 구속의 주체인 어른들로부터의 격리와 분리의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일전에 모 중학교 앞 떡복이 집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앉아 있으면서 재잘거리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러한 언어파괴적 대화를 통해 자신들은 어른들과 다르고 딴 세상에 살고 있는 피터팬과 같은 존재라는 대리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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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우리에게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나와 너와의 의사소통, 나와 사회와의 의사소통, 무수한 감정의 표현, 또한 20세기의 대표적 발명품인 인터넷도 훌륭한 인간의 의사소통 수단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언어와 인터넷, 그리고 자주성이 미흡한 청소년 문화와의 만남이 10대들에게 새로운 인터넷 신조어가 탄생하게 된 계기를 마련했을 것이다. 새로운 문화는 항상 그 이전 시대의 계승, 반기 또는 혁신적인 변화 등으로 생성된다. 이미 청소년들만의 인터넷 언어는 그 사용 범위와 사용자 수 면에서 이 시대의 대표적인 인터넷문화라고도 할 수 있다. 혁신적인 변화라고 하기에는 다소 변형적인 모습을 띠는 청소년들의 인터넷 언어사용에 대해서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언어사용에 대한 일정부분 체계를 잡아주고 교정하며 승화시켜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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