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라..

[대사]왕의남자 줄타기 대사

마리나1004 2006. 1. 17. 13:55

[왕의남자] 마지막 줄타기 中

장 생 : 내 눈이 멀어..
다시는 줄 위에 못 설줄 알았는데, 이것 참 색다른 맛이군..
내, 실은 눈 멀기로 말하면 타고난 놈인데,
그 애기 한번 들어 보실라우? 

어릴적 광대패를 처음 보고는..
그 장단에 눈이 멀고,
광대짓을 할때는
어느 광대놈과, 짝 맞춰 노는게..
어찌나, 신이 나던지..

그 신명에 눈이 멀고,

한양 와서는,
저잣거리 구경꾼들이 던져주는
엽전에 눈이 멀고,
얼떨결에 궁에 와서는..

와서는..

그저.. 두 눈이 멀어서, 볼걸 못보고..
어느 잡놈이, 그 놈 마음을 훔쳐가는 걸 못보고.. 

그건 그렇고!
이렇게 눈이 멀어 아래를 못보니
그저 허공이네, 그려.
이 맛을 알았으면, 아~ 진작에 맹인이 될것을..

공 길 : 이 잡놈아!!  맹인이 되니 그리 좋으냐?

장 생 : 그래 좋다.. 좋아, 죽겠다~ 이년아!

공 길 : 저 겁대가리 없는 놈 좀 보소.. 
            눈깔도 없는 놈이..
             게가 어디라고 올라가 섰냐..
             냉큼 내려가라, 이 놈아!!

장 생 : 저년 저, 말버릇좀 보게~
             내가 이 궁에 사는 왕~이다 이년아!

공 길 : 그래? 안 그래도..
             내 왕의 상판때기 한번 보고 싶었는데..
             보고 나니 그 이유를 알겠다, 이 놈아!

장 생 : 야 이년아! 내 상판이 어디가 어때서?

공 길 : 네 놈 두 눈이 멀어 뵈는게 없으니,
            세상을 이리 아자리판으로 만들어 놨구나..

[ 반정의북소리 ]

공 길 : 너는 죽어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프냐?

            양반으로 나면 좋으련?

장 생 : 아니, 싫다!!

공 길 : 그럼.. 왕으로 나면 좋으련?

장 생 : 그것도 싫다! 난 광대로 다시 태어날란다!!

공 길 : 이 놈아! 광대짓에 목숨을 팔고도, 또 광대냐!

장 생 : 그러는 네년은 뭐가 되고프냐?

공길 : 나야 ~ 두 말 할것 없이 광대! 광대지!!

장 생 : 그래.. 징한 놈의 이세상.. 한판 신나게 놀다가면 그뿐..

            광대로 다시 만나.. 제대로 한번 맞춰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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